창조한다는 것은 인물들과 사물들을 변형시키거나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창조란, '있는 그대로' 있는 인물들 및

사물들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맺어주는 것이다.


시를 추구하지 말라. 시는 접점(생략)을 통해 절로 스며든다.


사물의 모든 면을 보여주려 하지는 말 것. 규정되지 않은 여백을 남겨놓을 것.


예술이 강한 충격을 주는 것은 그 순수한 형식을 통해서이다.


두 가지 예술 장르를 결합하며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이것 아니면 저것.


자신의 낚싯대 끝에 물려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낚시꾼처럼 네가 잡으려는 것에 대해 담담해라

('그 어느 곳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물고기').


단어들이 문인의 머리 속에 저절로 떠오르듯이, 이미지와 소리가 너의 눈과 귀에 저절로 떠오르도록 하라.


'리듬.'

리듬의 전능함.

리듬 속에 휘말려 있는 것만이 지속될 수 있다. 내용이 형식을, 의미가 리듬을 따르도록 할 것.


이미지들과 소리들은 멀리에서나 가까이에서나 공조를 이루어야 한다.

'독립된' 이미지들, '독립된' 소리들이란 없다.


촬영은 곧 만남이다. 네가 은밀하게 기대하지 않았던, 예기치 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 


똑같은 주제를 여러 번 화폭에 담거나 또는 스케치하면서 매번 조금씩 '적확함으로 나아가는' 화가처럼,

똑같은 대상을 여러 번 찍어볼 것.


얼마나 많은 필름들이 음악에 의해 얼버무려지는가! 사람들은 필름을 음악으로 가득 채운다.

사람들은 그 이미지들 안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게끔 방해한다.


나는 최근에서야 점차 음악을 제거하고 구성 요소와 감흥의 수단으로서 침묵을 사용하였다. 

이 점 숨기고 싶지 않기에 밝혀둔다.


진실된 것을 향한 너의 열정에서, 사람들은 괴벽만을 볼 수도 있다.


(시네마토그라프에 대한 노트Notes sur le Cinématographe, 1975)

Posted by Swann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