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속에서 내가 나를 구원하지 않는다면......".그러나 어째서 문학 창작이 그를 구원할 수있단 말인가? 스스로가 용해되어 버리고, 자기에게나 타인에게나 자기를 상실해버리는 

바로 이 끔찍한 상태 속에서 카프카는 글을 써야만 하는 의무, 그 중력의 핵심을 발견한 것 같다. 

그 깊이는 파괴의 자리에 가장 큰 창작의 가능성을 대치시켜 싹트게 한다. 놀라운 전환이다. 

이 전환을 통해 희망은 언제나 가장 큰 절망과 같다. 이 경험으로부터 그는 절대 의심치 않는 믿음을 이끌어내게 되며, 그 이후로는 이 믿음을 자발적으로 전혀 위태롭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카프카의 젊은 시절에 글쓰기 작업은 심리적 구원(아직 정신적 구원은 아니다)의 한 방편과 같은 것이 된다. 또한 글쓰기 작업은 '단어 하나하나가 자기의 삶과 연결될 수 있는' 창작의 노력이 된다. 카프카는 그러한 노력이 그를 자기 자신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도록, 이 창작의 노력을 자기에게로 이끈다. 이것을 그는 다음과 같이 가장 순진하고, 가장 강렬한 표현으로 나타내고 있다. "오늘 글을 쓰면서 나는 나의 모든 불안의 상태를 내 밖으로 끌어내고 싶은 강한 욕망을 느낀다. 그리고 이 불안 상태가 내면의 심연에서 오는 것처럼 그것을 종이의 심연 속에 집어넣고 싶다. 아니 그것을 글로 옮겨, 그 쓰여진 것을 나의 내면에 통째로 집어넣을 수 있었으면 싶다."(1911.12.8)



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 中 제 3장 작품의 공간과 작품에의 의무

-2. 카프카와 작품에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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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wann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