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9월 17일



일요일인 어제, 올리비에 G가 점심을 먹으러 왔다. 

나는 그를 기다리고 맞이하는 데 정성을 기울였다. 그런 나의 태도는 내가 사랑에 빠져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점심을 먹을 때부터 그의 수줍은 태도, 혹은 거리감이 날 두렵게 만들었다. 

우리 관계에는 이제 어떤 행복감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잠시 낮잠을 즐길 동안 내 침대 곁에, 내 옆에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

상냥스럽게 다가온 그는 침대가에 앉아서 그림이 있는 책을 뒤적거렸다.

그의 몸은 아주 멀리 있었다. 팔을 뻗어도 그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아무런 감정도 나타내지 않았다. 

다정함 같은 것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금방 다른 방으로 건너가 버렸다.

절망감 같은 것이 날 휘감았다. 울고 싶었다. 이젠 젊은이들과의 사랑을 포기해야 할 때임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들에게선 이제 나를 향한 욕망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너무 조심스러워서, 혹은 너무 서툴러서 내 욕망을 그들에게 강요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상대의 마음을 사려는 내 모든 시도들이 실패로 돌아감으로써 확인된,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도 알았다.

내가 서글픈 삶을 살고 있다는 것도 알았고, 그래서 결국 권태롭다는 것도 알았다. 

또한 내 삶에서 이젠 이런 관심 혹은 소망을 버려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내 친구들을-이미 나이든 친구들은 제쳐 놓고-하나하나 떠올려 보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A,R,J-L,P, 사울 T, 미셸 D- 게다가 RL, 그와의 관계는 너무 짧았고, BM과 BH는 욕망이 없고 등등.) 

결과적으로 볼 때, 내겐 거리에서 만나는 게이들밖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외출을 한들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끊임없이 젊은 남자들을 주목하고, 곧 그들에게 욕망을 느끼고,

그들과 사랑에 빠지고 싶다. 앞으로 이 세상에서 내가 보고 즐길거리가 무엇이 있을까?)

-내가 O를 포기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 부탁에 따라 그를 위해 잠시 피아노를 연주했다. 

그는 정말로 아름다운 눈을 가졌다. 그의 양순하고 여린 얼굴은 긴 머리카락 때문에 더욱 부드러워 보인다.

섬세하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뭔가 수수께끼 같은 면을 지닌 그.

온순하면서도 동시에 멀게 느껴지는 사람이다. 피아노를 연주한 다음, 일할 것이 있다는 말로 그를 돌려보냈다.

이젠 끝났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그 무엇인가도 함께 끝이 났다. 

젊은이와의 사랑이 끝난 것이다.



Posted by Swann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