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오늘 저녁 클럽에는 브리지를 하는 사람들이 상 하나에만 몰려 있다.
모두들 일찍 자러 간 것이다. 내일은 리셉션이 있기 때문이다. 클럽 지배인과 부영사는 갠지스강을 내다보며
테라스에 나란히 앉아 있다. 이 두 사람은 카드놀이도 하지 않고 얘기하고 있다. 실내에서 브리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대화가 들리지 않는다.
"내가 이 곳에 온 지가 십년이나 됩니다." 지배인이 말한다.
"정말 글을 쓸 줄 모르는 게 유감스럽군요. 내가 보아온 것, 내가 들어온 것들은 굉장한 소설이 될 텐데..."
부영사는 갠지스강을 바라보면서 늘 하는 습관대로 대답해 주지 않는다.
"이 나라들은 매력이 있기는 하지요." 지배인이 계속한다.
"잊혀지지 않는 거죠. 유럽으로 다시 가면 지루해지는 것은, 물론 여기서는 늘 여름이 좀 힘들기는 하지만
이 더위에 익숙해지면... 아... 이 더위, 그곳에 들어가고 나면, 이 더위의 추억, 이 굉장한 여름, 이 환상적인 계절의 추억..."
"환상적인 계절." 부영사가 반복한다.
'Read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그림이다A bigger message : conversations with David Hockney / 마틴 게이퍼드 (0) | 2015.06.27 |
---|---|
타니카와 슌타로의 시 세 편 (0) | 2015.06.26 |
말리나Malina / 잉에보르크 바흐만 (0) | 2015.06.22 |
꿈에서 만나요夢で会いましょう / 무라카미 하루키, 이토이 시게사토 (0) | 2015.06.22 |
이스탄불Istanbul / 오르한 파묵 (0) | 2015.06.22 |